정기예금 금리 7%까지 … 올 33조 유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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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대출자들의 부담이 늘고 있지만 예금자들은 신이 났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자 은행들은 일제히 예금금리를 올렸다. 그러자 증권사들도 자산관리계좌(CMA)의 금리를 인상하며 자금 유치에 나섰다.

◇치열해지는 예금 유치 경쟁=지난해 은행은 증권사 CMA로 돈이 빠져나가면서 크게 고전했다. 2006년 말 8조6631억원이었던 CMA 잔액은 지난해 세 배 이상(27조1789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은행의 수시입출금식 예금은 7조2000억원 줄었고, 정기예금도 11조9000억원 느는 데 그쳤다.

그러나 올 들어 상황이 다소 바뀌고 있다. 7월까지 은행의 수시입출금식 예금은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지만(-7조5000억원) 정기예금은 33조2000억원이나 늘었다. 반면 CMA는 3조8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증시 침체로 CMA의 인기는 한풀 꺾인 데 반해 은행들은 일반 정기예금보다 금리를 1%포인트 이상 높인 특판 정기예금을 수시로 판매하는 등 예금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은행들은 최근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다시 금리를 올렸다. 특판 정기예금의 경우 금리가 연 6.5%로 높아졌다. 카드 사용 등 일정 조건을 갖추면 6.8%의 고금리를 얻을 수도 있다.

저축은행의 금리는 은행보다 조금 더 높아 대영저축은행은 연 7% 특판 정기예금을 판매 중이다.

이에 맞서 증권사들도 금리를 속속 올리고 있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CMA 금리를 연 5% 중반까지 높였다.

◇금리는 정기예금, 편의성은 CMA=금리만 따진다면 정기예금이 CMA보다 연 0.5~1.5%의 금리를 더 준다. 다만 정기예금은 최소 1개월 이상 돈이 묶일 수밖에 없다. 은행이 제시하는 최고 금리는 통상 1년 만기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최고 금리를 원한다면 1년간은 돈을 묻어 둬야 한다.

반면 CMA는 정기예금보다 금리는 다소 낮지만 원할 때마다 예치한 돈을 찾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여유자금이라면 정기예금을, 언제든지 찾아 써야 할 돈이라면 CMA가 낫다는 얘기다. 주식·펀드로의 자금 이체, 각종 공과금 납부, 아파트 관리비 납부, 체크카드 기능을 갖춘 것도 CMA의 장점이다.

다만 CMA도 수시로 돈을 넣고 찾으려면 금리에서 다소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우리투자증권 상품기획팀 문만기 대리는 “5% 중반이 넘는 금리를 약속한 CMA라면 정기예금처럼 일정 기간 인출을 제한한 약정형 CMA가 많다”며 “금리를 더 많이 받고자 한다면 일정 기간 돈을 묶어 둬야 한다”고 말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의 종금형 CMA도 1년 만기를 채웠을 때 6%의 금리를 제공하지만 예치기간이 짧아지면 금리도 낮아진다. 은행 예금과 달리 증권사의 CMA는 종금형을 제외한 단기수익증권(MMF)형과 환매조건부채권(RP)형은 예금 보호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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