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건강한 가정을 만들어 보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급속한 물질문명의 발달로 인류의 생활은 점점 풍요로워지고 있다.하지만 사람들이 여기에 걸맞은 행복감.평안감을 느끼고 있는것 같지는 않다.오히려 사회비리와 폭력사건만 마구 터져나와 불안과 우려의 소리가 높다.
사람은 이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가정안에서 교육을 받으며 인격이 성숙되기 때문에 개인적 병폐현상도 그 원인의 상당부분을 개인밖에서 찾아야 한다.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건강의 정의에 따르면 「건강이란 병을 앓지 않는다는 것 뿐만 아니라 일에 보람을 느끼고 가정에 걱정이 없어야 한다」며 「육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평안한 상태」를강조하고 있다.인간의 삶에 있어서 가족과 가정의 중요함을 다시한번 되새기게 하는 대목이다.
그러면 건강한 가족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점이 중요할까.
첫째,가족의 존재가치를 인정해야 한다.인간은 먹고 일하고 해가 지면 잠을 잔다.또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으며 양육함으로써내 생명은 후손으로 이어진다.급변하는 사회속에서 전통적인 가족형태만 고집할 수는 없겠지만 결혼을 거부하고 자 녀를 거부하는현상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이런 주장에는 물질만능.가치관 전도.에고이즘 등이 끼어들 가능성이 높다.
둘째,자율적 희생없이는 살 수 없다.전통적 가정에는 누군가 희생하는 사람이 반드시 있었다.여기에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긍정적인 면도 무시할 수 없다.우리는 부모가 자식을 키우기 위해 밭 갈고 길쌈을 하고 식사를 마련하고 의복 만들면서 평생을보내시는 것을 목격하면서 자랐다.
사람은 많은 은혜를 입으면서 살아간다는 것,눈에 보이지 않는헤아릴 수 없는 도움없이는 생명유지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배울 곳은 일차적으로 가정이 돼야한다.
자율적인 희생과 이에 대한 감사의 마음없이는 오늘날과 같은 살벌하고 빡빡한 사회가 될 뿐이다.
셋째,건강한 가족을 위해서는 부부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가정문제는 주부들만의 일은 아니다.한쪽만 강조된 자녀양육은 오늘날의 모자 밀착,남성부재의 숱한 문제를 낳는다.
넷째,가족의 독립심은 서로를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다.
독립심은 상대방의 존재 가치를 인정하는데서 시작한다.어릴 때부터 독립심을 바탕으로 대화할 때 화목과 새로운 가족간의 유대관계가 형성된다.
다섯째,가족 기능의 활성화에는 평생교육이 필요하다.어릴 때 뿐만 아니라 혼전.결혼.출산기.출산후.가족확대기.중년기.갱년기등 생활주기별 고비에 대한 교육이 개발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왜 모두 가정을 외면하려고만 드는지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아버지는 아버지대로어머니는 어머니대로 가정안에서 집안일을 열심히 해가면서 자녀들에게 모범을 보인다.우리나라에서 최근 가정일은 몹쓸 것,의미없는 것으로 남녀 모두에게 인식돼 있는 것은 정말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황준식 건강가족실천운동본부총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