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4년 美인디언 학살사건 교회서 132년만에 공식사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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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국 원주민 샤이언족과 아라파호족 어머니들은 지금도 아기가 말귀를 알아듣게 되면 가장 먼저 1864년 11월 29일 샌드크리크 전투의 비극을 들려준다.백인 기병대가 조상들에게 저지른대학살을 상세히 전하며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고 얘기한다.
그런 두 부족에 미국 연합감리교회가 26일 공식 사과했다.
대통령 부인 힐러리 클린턴 여사도 참석한 가운데 덴버에서 열린 연합감리교 총회는 청문회 끝에 「샌드크리크 사과문」을 채택했다. 학살 발생 1백32년만의 「뒤늦은 역사 반성」이다.당시학살 책임자였던 존 치빙턴 대령이 감리교회 설교사였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황금을 찾아 오클라호마로 이주한 백인 편에 서서인디언 추방에 앞장섰다.「검은 주전자」로 불리던 샤이언족 추장은 비극의 그날 두 부족 전사들을 이끌고 샌드크리크에서 기병대에 맞섰으나 대패했다.
기병대는 당시 원주민 부녀자.노약자 2백여명 까지 무차별 학살했다.치빙턴 대령은 이 학살로 백인사회에서 명성을 날려 그가죽었을 때 감리교회는 성대한 장례식을 치러주었다.
교회는 이제서야 반성했다.먼저 대화해를 청하지 않고는 두 부족의 한(恨)이 풀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워싱턴=진창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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