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스타스토리>아기공룡 둘리 작가 김수정의 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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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둘리는 3년의 구상끝에 탄생했다.처음부터 캐릭터 산업을 염두에 두고 키워진 주인공이다.일본.미국등 선진국의 예로 봐서 가까운 장래에 우리 캐릭터 시장도 활성화될 것이라 판단했다.명색이 이 땅의 만화작가로 외국만화 주인공에게 우리 어린이들을 넘겨줘선 안된다고 생각했다.둘리는 바로 「우리 만화,우리 스타」의 시금석이다.
둘리의 모델은 주라기 후기의 공룡 게라토사우르스란 육식공룡이다.물론 원래의 모델에 비하면 훨씬 사람에 가깝게 의인화됐다.
둥그런 얼굴,가지런한 발,적당히 짧은 꼬리,다양한 표정등이 그것이다. 둘리는 어린이들의 대변자 역할에 탁월한 소질이 있다.
초능력을 갖게된 것도 어린이들의 공상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다.그러나 둘리의 초능력은 「슈퍼맨」이나 「아톰」의 그것과는 크게 다르다.엉뚱한 결과를 낳기 일쑤인 「좀 모자란」 초능 력이다. 둘리는 소년잡지에 12년간 장수연재된 주인공이다.다른 주인공들처럼 순정에서 활극.SF물까지 겹치기 출연을 삼가고 에피소드 중심으로 일일드라마를 엮듯 풀어나간 것이 장수의 비결.
최근 둘리는 극장영화에 도전장을 냈다.7월 개봉예정인 『아기공룡 둘리』가 그것이다.요란한 컴퓨터 그래픽이나 화려한 묘사는피했다.대사도 거의없이 둘리와 그의 친구들의 진솔한 연기와 노래로 어린이팬에게 다가설 계획이다.최근 잇따른 국산 만화영화의흥행실패로 우리 만화산업 활성화에 먹구름이 짙다.둘리가 먹구름을 걷는 햇살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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