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서울온 영국 주택전문가 데이비드 도니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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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서울의 주택난 해소를 위해서는 별도의 신도시건설보다 기존 위성도시를 계획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 생각합니다.
』 주택산업연구원이 주최한 국제세미나 참석차 서울에 온 세계적인 주택전문가 영국의 글라스고대학 데이비드 도니슨(70)교수는일산등 신도시를 둘러보고 『앞으로 20년이 지나면 도시가 슬럼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도니슨 교수는 충분한 자족시설 없이 주택위주의 신도시를 만들경우 기존 모(母)도시 중산층의 재테크 장(場)으로 변질돼 그만큼 도시민들의 정주효과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투자목적의 중산층은 당초 기대했던 분양차익을 챙기게 되면 다시 되돌아가고, 주택난에 시달리는 대도시 서민들 역시 공장등 일자리가 없는 신도시 입주를 기피,결국 도시의 활력이 떨어져 슬럼화가 가속화된다는 것이다.
『이미 기반시설이 구축돼 있는 대도시 주변의 기존 중소도시를계획적으로 확대.개발하면 조성원가가 줄어들고 주변에 일자리도 많아 이주효과 또한 높아집니다.』 도니슨 교수는 중소도시 개발의 이점을 이렇게 설명하고 대도시 내의 부도심도 주거공간이 함께하는 복합단지로 개발,도심의 혼잡을 덜어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러나 도심및 부도심을 작은 단위로 개발할 경우 교육.놀이공간 부족에 따라 초 .중.고 자녀를 둔 계층은 이주를 꺼리므로 블록단위의 광역개발로 공공시설을 대폭 확대해 중산층을 끌어들여야 도심이 활성화된다고 밝혔다.
주택건설시장 개방과 관련해서는 외국의 싼 자본이 대량 들어와돈 빌리기가 한층 수월해지겠지만 외국업체들의 직접적인 진출은 그렇게 많지않아 국내 시장잠식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도니슨 교수는 지난 92년에도 주택관련 세미나에 초청되는등 우리나라 주택문제에 유달리 관심이 많은 주택정책분야의 세계적인권위자로 꼽힌다.
최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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