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大選겨냥 조직정비 시동-野黨 구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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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와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는 지난 주말 각각 자신들의 지역기반인 광주와 부여를 방문했다.
양 金씨는 이 자리에서 직.간접적으로 내년 대선에 출마할 의사임을 분명히 했다.마치 전쟁을 치르기에 앞서 고유(告由.큰일을 앞두고 조상에 알리는 것)를 하는 양상이었다.따라서 야권의본격적인 대선 진군(進軍)은 이미 시작된 셈이라 고 할수 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이번주내 「실세 총장」체제를 출범시킨다.대선 돌입에 앞서 선거대책 지휘본부를 책임질 사무총장을 「확실한 내사람」으로 심어놓겠다는 포석이다.
자민련은 22일 「JP의 오른팔」로 불리는 김용환(金龍煥)부총재를 사무총장에 임명했다.
국민회의도 이번주중 총재 비서실장 출신으로 총선에서 낙선한 한광옥(韓光玉)지도위 부의장을 총장에 임명할 방침이다.
자민련의 金총장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임무가 「JP 대통령 만들기」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집권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정예화와 활성화에 역점을두겠다』며 『모든 일은 중의(衆意)를 모아 하겠지만 결단은 총재가 내린다.당원들이 뒤에서 딴소리하는 것은 없어져야 한다』고강조했다.박철언(朴哲彦)부총재의 집단지도체제 발언 등으로 내홍(內訌)을 겪은지 얼마 안되는 자민련이다.金총장의 일성은 당내불협화음에 대한 강도높은 경고다.
자민련은 또 金총장의 취임과 더불어 지구당 위원장들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작업을 준비중이다.합당으로 인해 발생했던 내부의 문제점들을 대선 이전에 정리한다는 것이다.
자민련은 이와함께 제15대 국회개원과 더불어 구성키로 한 섀도캐비닛(예비내각)도 총재의 직할관리 체제하에 둔다는 방침이다. 국민회의도 韓총장 체제가 출범하면 곧바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치를 계획이다.국회의원선거 낙선자를 총장에 앉히는 것은 정상적인 구도는 아니다.그러나 굳이 韓부의장을 택하는 것은 지구당조직을 대선체제로 개편하기 위해서다.원외위원장들 을 독려해조직정비를 본격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金총재가 전국을 순방하며 지구당 위원장들을 만난다.
이번 총선 결과에 따른 당내의 불협화음을 가라앉히려는 뜻도 있다.명분은 격려를 위해서지만 결국 대선을 앞둔 장애물 제거 내지는 다지기에 다름아니다.
청년조직인 새시대 새정치연합 청년회도 조만간 조직정비를 통해97년 대선에 대비할 계획이다.전문성을 지닌 전국구 당선자들을통해 직능단체별 외곽조직 구성에도 착수한다.
金총재는 72년 대선 당시 자신의 비서진 전원을 각 시.도에파견해 친정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소기의 성과를 거뒀었다.그같은 전략이 내년 대선에서도 시도될지 주목된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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