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社 M&A 막기 주가감시 계약 러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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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내년부터 기업 인수.합병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증권사와 주가감시 대행계약을 맺는 방법으로 경영권방어에 나서는상장사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주로 대주주의 지분이 낮아 인수.합병 표적이 되고 있는 유망기업들로 증권사가 주가변동을 대신 감시해 경영권 방어전략을 수립해 주는 「포괄자문계약」을 체결,기업사냥에 대처하는 것이다. LG증권은 올 들어 대주주의 지분이 20% 미만인 중견 전자업체 S.H사 등 3개사와 포괄자문계약을 맺고 이들 회사의 주가를 감시하고 있는데 올해 안으로 계약체결회사가 10여개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대우.서울증권 등도 인수.합병팀을 가동해 4~5개 상장사와 포괄자문계약을 맺고 주가를 지속적으로 감시.통보해 주며 그때그때 각종 방어전략을 상담해 주고 있다.
포괄자문계약은 1년단위로 건당 1천만원에서 5천만원까지 비용이 들어가며 핵심은 적대적 투자가들의 주식매집동향을 주가감시 등을 통해 사전에 알아내는 일종의 「조기경보체제」다.
증권사들은 계약사의 주가.거래량이 급변할 경우 지점망을 통해입수된 주문동향 등과 함께 시장에서 흘러나오는 루머까지 수집.
분석,이상징후를 포착해 1개월에 1회 이상 주기적으로 관련정보를 알려 주며 유무상증자.회사채발행 업무 등에 관한 조언 등 부대서비스까지 해준다.적군의 군사동향을 포착해 내는 경보체제인「워치콘」「데프콘」처럼 주가의 이상급변 현상이 나타날 경우 「워치아웃」단계가 발동되며 주식매집의 의도가 뚜렷해질 때는 「SOS」단계에 들어가 본격적인 방어 작전에 나서게 된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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