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러시아 정상회담에 담긴 뜻-국제무대서 양국협력 다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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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중국과 러시아 정상회담은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한국.일본 방문,그리고 미.일 신안보선언이 나온 직후 개최되는 회담이어서 국제적으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한반도 문제가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로 다뤄지게 돼 남북한 입장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다.
한반도 정세를 주요 의제로 상정하자는 러시아의 긴급 제의는 어떻게 해서든 한반도 문제에 개입해보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보리스 옐친 대통령은 「2+2」방식보다 남북한과 미.중.
일.러 등이 참여하는 「2+4」방식이나 다자간 국 제회의에 대한 중국측의 지지를 이끌어내려 할 전망이다.
문제는 중국측 태도로 중국은 지금까지 러시아 참여에 대해 어떤 논평이나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으나 내부 결론은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러시아는 중국처럼 정전협정 서명국도 아니며,그렇다고 미국처럼한반도 안보에 직접 연계돼 있지 않아 러시아측이 참여할 명분이나 자격이 없다는 판단이다.
중국은 이와 관련,직접 당사국인 남북한과 미국이 도출해내야할문제라는 우회적 답변으로 분명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을 것으로보인다. 주목해야할 대목은 국제무대에서의 양국간 협력및 연대 강화를 다짐하는 베이징(北京)공동선언 내용이다.25일 발표될 이 선언에는 92년 장쩌민(江澤民)-옐친 공동성명에서 밝힌 정치연대 강화 등을 재확인하고 주요 국제사안에 함께 대처한 다는입장을 거듭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일 신안보체제의 출범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확대에 따른 러시아 반발 등을 고려할 때 이같은 공동선언의 채택은 미국에 대한 공동전선 형성 의지를 천명하려는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중국이 러시아산 최신예 전투기를 대량 구입하는 등 양국간 군사협력 강화 움직임은 앞으로 동북아 역학구조를 변화시킬 요인으로 발전할 수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
베이징=문일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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