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특권층 곡물로 만든 술마셔-美 의회입법조사국 보고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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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북한의 식량부족은 지난해 발생했던 수재(水災) 말고도 곡물의과도한 군용 비축,비효율적 식량분배,비료와 농약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미국 의회 입법조사국 보고서는 분석하고있다. 보고서는 우선 과다한 군량미 비축을 큰 문제점으로 꼽았고 군용 외에 산업용으로도 곡물 생산량의 17%가 소비돼 일반의 식량부족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북한당국이 산업용 용도를 국수등 가공식품 제조용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그 가운데 일정량 이상은 술이나 인공감미료 등과 같은 기호품용으로 쓰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같은 기호용품들은 평양등 대도시에 거주하는 일부 특권계층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면서 『평양 등과 같은 대도시와 지방에 대한 곡물의 차등공급 정책이 농촌이나 오지(奧地)주민들로 하여금 더욱 극심한 식량난에 떨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집단농장제 폐해도 지적됐다.
보고서는 『80년대 후반 북한의 일부 농업 전문가들이 집단농장의 비생산성을 비판하고 개선방안을 내놓았으나 숙청당한 전례가있는 데다 김일성(金日成)사망 이후에도 이 제도가 온존돼 곡물생산성이 떨어지는 큰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 명했다.
이밖에 『비료와 농약 부족으로 생산성이 향상되지 못하고 있고,산업용 유류 부족으로 인한 농기구의 가동률 저하도 식량난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워싱턴=김용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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