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골프>즐거워야 잘풀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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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프로골퍼들은 거의 모두가 나름의 방법으로 마인드컨트롤을 한다.국내간판 최상호는 긴장이 될때나 샷이 흔들리면 먼산을 보며 마음을 가다듬거나 가장 즐거웠던 지난일을 생각한다고 한다.95팬텀오픈 우승자인 신예 최경주는 노래를 한다.그는 『사랑』이라는 유행가를 흥얼거린다.
그러나 대다수 아마추어골퍼들은 마인드컨트롤을 못한다.잘 나가다가도 한 홀에서 망치고 나면 나머지 홀에서 죽을 쑤고 만다.
전홀에서의 악몽이 무의식중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어프로치샷이 그린옆 벙커에 빠졌을 때를 보자.주말골퍼들은 벙커에서 두세타를 치고 나면 『에잇』소리와 함께 골프채로 땅을 치며 자신에게 화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홀을 마치고 다음 홀로이동하면서도 『거기서 퍽퍽 거릴게 뭐람』하면서 아쉬워한다.
반면 멋진 샷을 날렸거나 10이상의 장거리 퍼팅이 홀컵에 들어가면 성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다수는 당연하다는듯 무덤덤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나 마인드컨트롤에서는 「미스샷에 짜증내고,굿샷에 무덤덤한」 감정표현은 좋지 않다.미국의 유명한 골프심리학자 로버트 로텔러박사는 반대의 감정표현을 권한다.예컨대 미스샷이 났을 때보다 사소한 것이라도 좋은 샷이 나왔을 때 기쁜표현 을 더 확실히 하라는 충고다.사소한 일에 즐거워하는 것은 골프 뿐만 아니라 고달픈 인생을 즐겁게 사는 비결인 것이다.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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