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9.11테러 두달 뒤부터 이라크 전쟁 계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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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미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9.11 테러 두달쯤 뒤부터 이미 이라크와의 전쟁을 생각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워싱턴 포스트지 밥 우드워드 부국장은 부시 대통령을 포함한 핵심 관계자 75명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쓴 '공격계획(Plan of Attack)'이라는 책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는 이라크전이 부시 집권 초기부터 논의됐다는 폴 오닐 전 재무장관의 증언과도 일치하는 것이다. 다음은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한 '공격계획'의 요약이다.

◇예정된 전쟁= 2001년 11월 21일, 9.11 테러 발생 72일째 되는 날에 부시는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에게 이라크 전쟁을 계획해 보라고 비밀리에 지시했다. 5주가 지난 12월 28일에는 토미 프랭크스 중부군 사령관이 텍사스 크로퍼드 목장으로 찾아가 부시 대통령에게 최초로 상세한 전쟁계획을 보고했다. 하지만 당시 백악관은 '아프가니스탄 문제를 논의했다'고 연막을 쳤다.

딕 체니 부통령은 부시가 취임하기도 전에 클린턴 정부의 윌리엄 코언 국방장관에게 이라크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알려 달라고 요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2002년 여름 걸프지역의 공군기지와 탄약창고.물류시설의 정비를 위해 7억달러의 지출을 승인했다. 미군 파병에 대비한 것이었지만 의회는 이를 알지 못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비용 중 일부를 끌어와 사용했기 때문이다.

◇심각한 갈등= 강경파 체니 부통령과 온건파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한동안 서로 말도 안 하고 지냈다. 파월은 체니와 측근 강경파가 정부 내의 또 다른 정부를 만든다고 생각했다. 반면 체니 부통령은 파월 장관이 인기관리에만 신경 쓰면서 발목만 잡는다고 주변에 불평했다. 파월은 울포위츠 등의 강경발언을 '미쳤다'고 생각했지만 부시 대통령이 직접 도움을 요청하자 입장을 바꿨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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