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군 광역상수도 공사 엉터리 시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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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고흥군이 시행한 광역상수도 공사가 엉터리 시공된 것으로 드러나 말썽이 일고 있다.

29일 전남도와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도 감사실이 올 초 준공된 고흥군 도화면 하동마을 앞 상수도관 매설 현장을 확인한 결과 곳곳에서 문제가 발견됐다.

관이 묻혀 있는 도로 10여 m를 파 본 결과 관 보호를 위해 최소 20㎝ 두께로 깔거나 덮어야 할 모래는 아예 사용되지 않았다.

물이 새는 것을 막기 위해 관 이음새에 끼어야 하는 클립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관 매설 깊이가 설계서 기준인 120㎝에 20~30㎝가 부족했다.

문제의 업체가 시공한 구간은 14㎞다. 고흥군은 지난 해부터 2012년까지 10개 읍·면 70여 개 마을에 주암댐 물을 공급하는 광역상수도 공사를 하고 있다. 지역 중견 건설업체인 S건설이 70억여 원(관급자재 포함)에 수주했다.

S건설은 T건설 등에 하도급을 줬고, T건설이 맡은 구간은 다시 중장비 업자 H(46)씨에게 하도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는 일부 구간에서 부실시공을 확인한 만큼 추가 조사를 거쳐 전체 부실 규모를 파악, 관련 규정에 따라 조치하기로 했다.

고흥군 관계자는 “외부 업체에 책임감리를 맡긴 현장이다”이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업체 징계와 재시공 여부 등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고흥경찰서는 불법 시공 과정에서 자재비 횡령, 감리감독의 묵인이나 직무태만 여부 등에 대해 수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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