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사진사 황현우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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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건설회사 현장주임인 황현우(黃鉉友.30.인천시남동구구월동)씨는 고공낙하를 즐기는 스카이다이버들이 가장 반가워하는 사람이다.양팔을 활짝 펴고 창공을 가르는 자신들의 모습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아주기 때문이다.
『강하 경험이 1천회 이상 되는 베테랑들은 꿈을 꾸는 듯 푸근한 표정이지요.초보자들은 대개 겁에 질려 눈을 맞추기 어렵지만 간혹 웃음을 지어보이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는 하늘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오래도록 기억된다고 말한다.스카이다이버들은 장비를 생명처럼 여기지만 그는 한가지를 더챙겨야 한다.
비디오 카메라와 사진기를 부착한 헬멧이다.무게가 6.7㎏.줄로 연결된 셔터는 왼손에 낀다.
그는 보통 피사체보다 먼저 낙하해 속도를 조절하면서 다가간다.상대방이 자유낙하하는 동안(30~50초)필름 1통을 다 찍는다. 대학(경희대체육과)2학년때인 87년 선배 권유로 스카이다이빙에 입문한 그는 『낙하 경험이 3백80회밖에 안되는 햇병아리』라고 겸손해 한다.
강하 행사가 많지 않았어도 카메라 장비를 메고 뛴 경험은 1백여회에 이른다.고공낙하하며 사진을 찍는 민간인들이 국내에는 4,5명에 지나지 않는다.이 때문에 그는 영화촬영 제의를 받기도 했지만 아직은 취미로 찍어주는데 만족하고 있다 .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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