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코트에 종교의 자유.표현의 자유등 기본권 대한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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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미국프로농구(NBA)코트에 종교의 자유,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논란은 NBA가 13일 덴버 너기츠의 포인트가드 마무드 압둘 라우프(27)에게 임금지불중지및 출장정지 징계처분을 내리면서 일어났다.
징계이유는 독실한 회교신도인 압둘 라우프가 올시즌들어 경기에앞서 미국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차렷자세로 국기에 대해 경의를 표하는 의식을 무시해왔기 때문이다.
NBA대변인은 『규정상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선수와 코치는 정해진 자리에 도열해 엄숙한 자세를 취하도록 돼있다』며 『너기츠측에 한달전부터 개선을 종용했지만 압둘 라우프가 고집을 굽히지 않아 하는 수 없이 징계를 강행했다』고 설명했 다.
반면 압둘 라우프는『코란의 가르침에 따라 억압을 상징하는 국가주의적 의식을 따를 수 없다』며 자신의 믿음을 굽히지 않았다.이 징계로 올시즌 평균 19.6점을 따낸 주 득점원을 잃은 너기츠는 전력차질을 빚게됐다.
90년 NBA에 입문한 압둘 라우프는 93년까지 4년간 1천1백20만달러의 연봉계약을 맺었다.따라서 경기당 3만1천7백7달러를 받는 셈으로 남은 경기에 계속 출전하지 못한다면 66만5천8백53달러를 잃게 된다.그러나 압둘 라우프는 『나의 믿음을 저버리기보다 차라리 농구를 포기하겠다』며 조금도 양보하지 않을 태세다.NBA역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기는 마찬가지.
이번 징계조치는 미국내 종교의 자유에 대한 해묵은 논란에 다시 불을 지폈다.이같은 시각에서 미국 주요 언론들도 이번 징계조치를 크게 보도하고 있다.종교적 믿음으로 인해 프로스포츠 스타플레이어가 조기 은퇴할 것인지 압둘 라우프의 태 도에 미국의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LA지사=허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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