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총재 전국구출마 여부 表決 강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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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4일 오전 선거대책위 전체회의가 열린 국민회의 4층 당 회의실.갑작스런 무기명 비밀투표가 이뤄졌다.
김대중(金大中)총재가 회의도중『내 전국구 출마여부를 선대위위원들의 투표에 따르겠다』며 전격 제의했기 때문이다.
곧바로 반대의견이 속출했다.金총재를 제외한 참석자 25명중 정희경(鄭喜卿)선대위공동의장,김상현(金相賢).이해찬(李海瓚)의원등 절반에 가까운 12명이 강력하게 이견(異見)을 냈다.
『金총재의 전국구 출마는 기정사실인데 구태여 비밀투표까지…』『전국구 선정이 총재에게 위임된 상태에서 선대위 결정이 과연 구속력이 있느냐』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金총재는 끝내 『무엇이 당에 도움이 되는지 판단해달라』며 투표를 고집했다.
결과는 찬성 19명,반대 6명.金총재가 이미 전국구 출마를 결심한 상태였다.전국구로 출마해야 호남표를 결집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부자(父子)국회의원』『대통령 하려는 사람이 국회의원자리까지 욕심낸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민주적 절차」를 내세워 비난 여론을 최소화하려 한 것이다. 정작 투표가 끝나자 당내에서는 과연 반대표를 던진 6명이 누구인가를 놓고 설왕설래했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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