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떨군 인사이트 펀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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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3일 투자자들에게 사과했다. 이날 발송한 운용보고서에서 인사이트 펀드가 -26.07%(6월 30일 기준)의 누적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밝히면서다. 보고서는 “분산 효과는 있었지만 세계 증시의 급락 영향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10월 중국이나 인도 같은 한 국가에 대한 집중 투자 방식이 위험할 수 있다며 전 세계 어느 시장에든 투자할 수 있는 인사이트 펀드를 내놔 주목받았다. 출시 한 달 만에 4조원 넘는 돈이 몰릴 정도로 인기도 높았다. 하지만 취지와 달리 실제 운용은 중국 투자 비중이 너무 높아 또 하나의 중국 펀드라는 지적이 많았다. 공교롭게도 출범 직후부터 중국 증시가 하락하며 수익률도 마이너스 행진을 계속해 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인사이트 펀드의 중국 비중은 61.05%로 두 달 전에 비해 5%포인트 가까이 줄었다. 러시아와 인도에 대한 투자 비중도 줄였다. 대신 일본 주식의 비중을 9.9%까지 끌어올렸다. 미래에셋은 “중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며 “일본은 기술경쟁력을 기반으로 신흥국에서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고 조정 이유를 설명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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