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총재 차기大選 출마말라-김동길씨 돌출발언 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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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자민련의 선대위 공동의장인 김동길(金東吉)고문이 11일 김종필(金鍾泌)총재의 거취와 관련한 「미묘한 발언」을 해 당 안팎에 파문이 일고 있다.
『金총재에게 차기 대통령선거에 출마하지 말 것을 건의했다』고밝힌 것이다.그가 이날 박준규(朴浚圭)의장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런 사실을 느닷없이 공개했을 때 주변에선 『또 코미디한다』『즉흥쇼는 알아줘야 한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러나 공식 회견이 끝나고 기자와 단독으로 만난 자리에서 金의장은 특유의 파격 발상을 자유롭게 던지며 『金총재가 나의 「불출마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선대위의장을 사퇴할 수도 있다』고 자신의 건의가 「진지한 것」임을 강조했다.
金의장의 경위 설명.『金총재가 내게 「나 좀 도와달라」며 선대위의장직 수락을 요청하던 날(3월2일)그렇게 하마고 하면서 전국구든 지역구든 이제 국회의원은 안하겠다고 하니까 상당히 놀란 표정을 짓더라.그러면서 내가 그랬어요.누구는 세 번 떨어지고도 모자라서 네번째 대통령 하겠다고 저러는데 총재님이 「나는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 얼마나 신선합니까.
그렇게 되면 특히 수도권에서 자민련이 엄청난 지지를 받을 것이고 선거 후에도 의원내각제 개헌이 현실화될 겁니다 했지요.』그의 건의에 대한 金총재의 반응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았다.
다만 「대선 불출마」를 건의한 자신을 선대위의장이라는 중책에 앉힌 것을 보면 JP(金총재)가 역시 보통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주변 사람들이 문제지,JP 자신은 결단을 할 수 있는사람』이라면서 『자민련이 수도권에서 사는 길은 이 방법 밖에 없다』고 단언했다.『이를 관철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사용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金의장의 이 발언이 알려지자충청권 출신의 측근들은 『선대위의장이 쓸데없는 짓을 하고 있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렸다.14대 국회 임기 종료일인 5월29일로 정계은퇴 의사를 분명히 밝혔기에 자신의 생각과 행동은 그만큼 『사심이 없고 조국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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