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분양권 전매 급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오피스텔 분양권 전매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몇 달 새 주인이 몇 번씩 바뀌는 일도 흔하다. 9월 분양권 전매 제한을 앞두고 뭉칫돈이 몰리면서다.

22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이 회사가 5월 말 인천 논현동에서 분양한 논현푸르지오시티(108~185㎡)의 분양권은 1800여 번 거래됐다. 두 달 새 전체 물량(524실)의 80% 정도인 400여 실이 하루 평균 30건 정도씩 전매됐다. 각 실당 평균 네 번 정도 주인이 바뀌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분양 초기에는 전매 의뢰 건수가 하루 100건을 넘기도 했다”고 말했다.

22일 계약을 시작한 인천 연수동 연수푸르지오(72~269㎡ 235실)도 벌써부터 분양권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K공인 박모 사장은 “당첨자가 발표된 17일부터 전매 의뢰가 들어온 분양권이 중개업소마다 수십 개씩 쌓여 있다”며 “전체 물량의 80%는 매물로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3월 분양된 인천 학익동 엑슬루타워(103~291㎡ 190실)의 분양권도 지금까지 380건이 전매됐다.

웃돈도 만만찮다. 논현푸르지오시티의 웃돈은 최고 1500만원, 엑슬루타워는 1000만원까지 붙었다.

논현동 C공인 관계자는 “소형주택이 부족해 주거용으로 쓸 수 있는 오피스텔 가격이 많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오피스텔 분양권은 주택시장에서 드물게 전매 규제가 없는 데다 자금 부담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계약금 등 2000만~3000만원이면 분양권을 살 수 있다.

그러나 섣부른 투자는 삼가야 한다. 와이플래닝 황용천 사장은 “오피스텔 분양권 시세가 대개 초기에만 반짝 오르고 이후에는 다시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최고 9521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인천 송도 더프라우의 웃돈은 분양 직후 1억원까지 뛰었지만 지금은 3000만원 선으로 떨어졌다.

한편 정부는 투기적인 전매를 규제하기 위해 9월 22일 이후 서울 등 수도권 9개 시에서 분양 신고하는 오피스텔의 분양권 전매를 입주 때까지 제한키로 했다.

임정옥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