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독촉 채권자 살해 사업부진.생활고 자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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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빚 독촉에 시달리던 부부가 채권자를 살해해 유기하고 영업부진을 고민하던 중소업체 사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등 돈을 둘러싼황폐한 사회의 단면들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서울중랑경찰서는 8일 채권자를 살해해 하수구에 버린 혐의(살인및 시체 유기)로 김미연(金美淵.36.주부.서울중랑구묵2동)씨를 구속했다.
金씨의 남편 최정산(崔政山.46.노동)씨는 납치 용의자로 지목돼 지난 2일 경찰의 조사를 받던중 『경찰조사가 두렵다』는 유서를 남기고 집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이들 부부는 지난달 29일 낮 12시50분쯤 채권자 박향심(朴香心.35.서울중랑구면목2동)씨에게 전화를 걸어 『빚 2천3백만원중 4백만원을 갚겠다』며 朴씨를 집으로 유인해 목졸라 살해한뒤 시체를 토막내 충남예산군 국도변 하수구에 버린 혐의다.
지난 7일 오후6시30분쯤 서울영등포구도림동 허남철(許南喆.
38.사업)씨 집 안방에서 사업부진을 비관한 許씨가 극약을 먹고 숨져 있는 것을 아들(14.중1)이 발견했다.
또 이날 0시30분쯤 서울강서구마곡동 S빌라 李모(60.무직)씨 집 건넌방에서 부인 김흥례(金興禮.56.파출부)씨가 목매숨져있는 것을 李씨가 발견했다.
경찰은 金씨가 3년전부터 심장병을 앓아온 남편의 병원비를 감당하지 못해 살던 집을 파는등 생활이 어려워지자 고민해왔다는 가족들의 진술에 따라 자신의 처지를 비관,자살한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강홍준.이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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