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박재홍 현대 톱타자 '낙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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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현대 김재박 감독의 표정이 구름 한점 없는 플로리다 하늘처럼맑다. 현대 감독으로 부임한 이래 줄곧 마음을 억누르던 「1번타자」 문제가 박재홍의 입단으로 해결돼 이제야 자신이 구상한 라인업을 짤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전지훈련을 시작한 이래 김감독은 인천구장 펜스 높이를 6.2에서 3.5로 낮췄다.
간판타자 김경기(1루수).김동기(포수)외에 지난해 3할을 기록한 권준헌(3루수)과 왼손타자 이숭용(중견수)이 일취월장,어느 팀과도 장타력 대결을 벌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하위타선에도 강영수(지명타자).공의식(우익 수)등 한방을 갖춘 선수들이 도사리고 있어 홈런으로 승부를 가리더라도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뛰어난 기동력과 정확한 타격을 갖춘 1번타자감이 없다는 것이 고민이었다.
윤덕규(좌익수)를 쓰자니 아무래도 1번보다 2번이나 3번이 어울렸고 지난해 톱타자였던 김인호(중견수)역시 1번으로는 약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었다.신인들 가운데도 발빠른 선수는 많았으나 타격이 1번으로는 부족했다.그러던 차에 인천으 로부터 날아온 최상덕과 박재홍의 트레이드 소식은 김감독에게 낭보가 아닐 수 없었다.
박재홍의 입단으로 김감독은 상.하위 타선의 조화를 이루고 상대 내야를 흔들 수 있는 기동력을 얻게 된 것이다.최상덕 역시훌륭한 재목임에는 틀림없으나 5월에나 방위 복무를 마치게 돼 현대로선 당장 뛸 수 있는 박이 더욱 필요한 실 정이었다.이제김감독에게 남은 욕심은 박재홍이 2루수로서 수비에도 합격점을 받아 명실상부한 1군 선수가 되는 것.
박재홍이 외야수로 뛰어야 한다면 주전 외야수로 결정된 이숭용.공의식.윤덕규 가운데 한명이 빠지게 되고 이는 공격력의 약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김감독은 『이제 공격력에서도 구색을 갖췄다.더이상 현대가 투수력에만 의존하는 팀이 아니 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겠다』며 의욕에 가득차 있다.
브래든턴=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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