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씻는 곳을 말했어야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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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다하라:차,더러워졌잖아….
박:아아,피곤해,씻고 자야지! 다하라:(차를)씻어 준다구? 고마워! 박:?? 일본어의 씻다,아라우(洗う)라는 동사는 반드시 무엇무엇을 또는 어디어디를 하는 목적어가 있어야만 말이 된다.박아무개는 우리식으로「씻고 자야지」라고 기지개를 켰다.이 경우 우리라면 당연히 얼굴이나 발이란 말이 없어도 박아무개가 하는 말을 알아듣는다.대충 이닦고 얼굴.발 씻고 잔다는 말이라고.그런데 일본인인 다하라는 그렇지 않다.
차가 더러워져서 짜증이 나던 참에 박아무개가 씻고 잔다고 하니,자기 차를 닦아준다는 말로 알아듣고 반색한 것이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갑자기 다하라의 차를 닦아주게 되고만박아무개만 어안이 벙벙해진다.그러니까 덮어놓고 씻고 자야지 하지 말고 얼굴씻고 자야지,가오아랏테네요(顔洗ってよう)했다면 이런 일은 안 일어난다.
일본인들은 일반적으로 청결한 걸 좋아한다고 하는데,일본인들의청결주의는 유난스러운 데가 있다.청결산업이라 불리는 분야가 따로 있고,변기에 뿌리는 스프레이,항균가공한 양말,머리카락에 묻은 담배냄새나 기름 냄새를 없애는 스프레이,대변 의 냄새를 없애는 알약까지 있다.최근에는 전철의 손잡이도 더러워서 잡기 싫다는 결벽증환자도 많다.
くるま(車):차,자동차/よご(汚)れる:더러워지다/つか(疲)れる:피곤하다,피곤해지다/あら(洗)う:씻다/ね()る:자다/くれる: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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