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황일권,내야수 김민호 부상으로 무명3년떨칠 호기맞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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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이제는 제것을 되찾아야죠」.
화려한 아마시절의 명성을 등에 업고 입단했다가 스스로 야구를그만두었던 OB내야수 황일권이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그것도 모든 명성을 앗아간(?) 김민호의 부상을 틈타서다.93년 화려한아마시절의 명성을 안고 OB에 입단했을 때와는 정반대의 상황이벌어진 것이다.
당시 황일권은 91년 1차지명을 받은 후 93년 8천만원을 받고 입단했던 스타플레이어출신.
반면 김민호는 계명대를 졸업한뒤 1천만원의 계약금으로 입단한무명선수였다.
그러나 황일권은 프로적응에 실패,구단의 골칫거리가 됐다.반면무명의 김민호는 황일권의 실패로 생긴 내야의 공백을 메우며 OB의 주전유격수겸 1번타자로 각광을 받았다.1번타자 자리도 당초 황일권의 자리였다.
야구를 시작한 이래 처음 좌절을 겪은 황일권은 94년 급기야팀을 이탈, 야구를 그만두었고 자신의 뒤를 이은 김민호는 95년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로 뽑히는 등 생애 최고의 해를 맞았다. 지난해 군에서 의가사 제대를 한 황일권은 다시 OB구단 사무실을 찾았고 구단의 배려로 미국 플로리다 전지훈련에 합류할 수 있었다.
그러나 팀분위기는 93년과는 딴판이었다.이미 자신은 잊혀진 존재였고 김민호가 그의 공백을 메우며 OB에 없어선 안될 선수가 돼 있었다.
연봉도 김민호의 6천5백만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초라한 2천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황일권에게 절호의 기회(?)가 다시 왔다.
라이벌 김민호가 허리부상으로 4,5월 출장이 힘들게 된 반면황은 플로리다 전지훈련중 코칭스태프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게 된것. 김인식감독은 『2년가까운 공백 치고는 발전이 빠르다.수비만 보완하면 3루수기용이 충분하다』며 황의 기용 가능성을 암시했다.
세인트피터스버그=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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