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피아트 아넬리회장 30년만에 "명예퇴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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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이탈리아 최대의 민간 그룹 피아트의 조반니 아넬리(75)회장이 28일 30년 동안 독점해오던 피아트 그룹의 경영권을 이양하고 일선에서 물러났다.
아넬리 회장은 이날 피아트자동차.이베코트럭등 자동차.중장비.
항공.언론.철도.보험등 8개 부문으로 구성된 피아트 그룹의 총수직을 세자레 로미티 피아트 그룹 전무에게 정식으로 넘겼다.
이로써 아넬리 가문의 가족들이 요직을 차지한 전형적인 가족회사였던 피아트 그룹은 이번에 제3자 전문경영인에게 일단 최고 경영권을 넘겼다.
아넬리 회장은 93년 피아트자동차에서 4조리라(2조원)의 손실을 보고 경영진마저 사정운동인 마니 풀리테(깨끗한 손)의 표적에 오르는등 한때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이후 푼토등 소형차 위주의 전략으로 한동안 빼앗겼던 시장개 척에 성공,지난해 자동차부문을 흑자로 전환시킨 후 이번에 명예롭게 퇴진한것이다. 피아트는 1899년 아넬리 회장의 조부가 창설한 자동차회사로 출발해 현재 피아트 그룹외에 관광.식품.호텔등의 계열사로 구성된 IFIL그룹,시멘트의 우니쳄과 축구구단 유벤투스등모두 23개 계열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들 회사는 94년 4백76억달러(38조원)의 총매출액과 1억3천5백만달러(1천억여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이탈리아 국민총생산(GNP)의 4%를 담당하고 있다.
아넬리 회장은 비록 일선에선 떠났으나 피아트그룹의 지주회사인IFI의 지분을 여전히 소유하고 있어 피아트의 경영에는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고대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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