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코오롱,카프로락탐 주총서 또 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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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한국카프로락탐 경영권을 놓고 시비가 붙었던 효성과 코오롱 국내 나이론 양대 그룹이 27일 열린 한국 카프로락탐의 제 26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임원퇴임문제를 놓고 또 한번 맞대결을 벌였다.결과는 지분이 많은 효성측의 승리로 끝났지만 잡음이 많았던만큼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카프로락탐은 이날 영업보고를 통해 지난해 1천5백68억원의 매출과 1백21억6천만원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을 올렸다고 밝히고주당 9백원씩(배당률 18%)배당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3시간 20여분이나 계속된 마라톤회의에서 양 그룹은 한치의 양보없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이 때문에 임원선임에 있어 회사 사상 처음 표결까지 벌여 1백21억여원의 순이익을 올린 회사에서 임원 1명이 재신임을 못받는 현상■ 빚어졌다.
코오롱측은 『효성그룹이 무려 전체주식의 37%를 불법으로 매집하고 있어 이들 초과보유주식의 의결권 행사는 무효』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효성그룹계열의 동양나이론측도 『일부 계열사 직원들이 개인 차원에서 주식투자한 것을 얼토당토 않게 경영권 장악의도로 몰아붙이고 있다』고 반박했다.이날로 임기가 끝나는 최덕규(崔悳圭)관리이사의 연임여부를 놓고 양 그룹은 다시 팽팽하게 맞섰다.
코오롱측은『경영실적이 상당히 좋은 만큼 유임시키자』고 주장했으나 효성측은 『감량경영으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임원 1명을줄여야 한다』며 이에 반대했다.
결국 기명투표까지 가는 소동끝에 유임을 찬성하는 주주는 34.6%에 불과해 표면상으로는 효성측이 일단 승리를 거뒀다.하지만 내년초 나머지 임원 4명의 임기만료를 앞두고있어 경영권 향배와 함께 앞으로 양 그룹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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