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4년만에 억대 몸값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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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프로는 나에게 4년만에 1억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줬다.』 95시즌을 마친 LG 이상훈은 아무에게도 연봉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그저 묵묵히 협상 테이블에 앉아 팀의 얘기만을 들었다. 95년 성적 20승5패.프로야구 최고투수로서 최고 대우를 해주기만을 기다렸다.결국 이상훈은 모두가 무리라고 생각했던1백%인상의 벽을 넘어섰다.
1억8백만원.
이상훈은 25일 오전 전지훈련지인 오키나와에서 프로야구 연봉재계약 대상자 3백94명 가운데 맨 마지막으로 도장을 찍었다.
선동열(주니치 드래건스)의 일본행으로 프로야구 최고액 연봉의주인공이 된 김용수(LG.1억1천만원)보다 2백만원 적은 액수다.서울 라이벌 OB의 에이스 김상진(1억5백만원)보다 3백만원이 많아 연봉순위로는 2위.무엇보다 중요한 것 은 올해 억대연봉 선수가 된 7명 가운데 가장 빠른 시간에 억대의 벽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93년 연봉 1천2백만원(계약금 1억8천8백만원)으로 데뷔한이상훈은 작년까지 매년 1백%인상을 기록했고 올해는 아예 1백25%로 높이 올랐다.4년동안 마치 「1억원」이란 벽을 향해 질주하는 고속열차처럼 대폭 인상을 계속,20승에 이어 「4년만에 1억원」이라는 또다른 신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치렁치렁한 갈기머리에 「툭!」하고 내뱉는 듯한 말투,「빠삐용」이란 별명이 대변해주는 반항아적 기질을 가진 이상훈.
「프로란 철저히 성적과 돈으로 말한다」는 진리를 모두에게 일깨워주고 있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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