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식투자한도 확대 영향-침체 證市에 한줄기 햇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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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시기와 폭을 두고 소문만 무성했던 외국인 주식투자한도 추가확대 계획이 발표됐다.
요즘 매수세 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주식시장 입장에서는 가뭄에단비격이다.
외국인 투자한도가 늘어남에 따라 수조원에 달하는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투자한도 추가확대가 투자자들이 원하는 것처럼 위력적인 효과를 발휘하게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과거 두차례에 걸친 투자한도 확대때 외국인들이 어김없이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였던 것은 아니다.
94년12월 1차 한도확대(10%에서 12%로)때 외국인들은당일만 6천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을 뿐 그 이후에는 순매도를 지속,주가하락을 부추겼다.
반면 한도가 15%로 확대된 지난해 7월 이후 4개월간 외국인들은 총 2조8천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사들였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3차한도 확대로 적게는 1조6천억원에서 많게는 3조5천억원 가량의 외국자본이 국내증시에 새로 들어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 외국자본은 주식과다 보유로 몸살을 앓고 있는 기관투자가들의 숨통을 터줄 것으로 보인다.
기관들의 물량을 받아줄 곳이 생기니 이들이 지금보다 가볍게 움직일 수 있고 따라서 장세도 훨씬 호전될 것이란 얘기다.
문제는 외국인투자자들이 과연 어느 주식을 얼마만큼 사느냐다.
92년 국내증시가 처음 개방됐을 당시 외국인들은 저PER(주가수익비율)주등 내재가치가 우량한 주식들을 사들였다.
이후 국내수출이 호조를 보인 93년에는 수출관련주를 사들이다가 94년에는 주식처분에 바빴다.
지난해 경기논쟁이 한창일 때는 내수관련주로 매수방향을 잡았고이같은 추세는 이번 한도확대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외국인한도가 이미 소진돼 장외시장에서 높은 프리미엄이붙어 거래되는 종목▶최근 한도가 소진된 종목등은 투자자들이 유의해서 볼 종목이다.
지난 23일 현재 외국인 한도가 소진된 종목은 우선주 30종목을 포함,총1백14개에 달한다.
이중 장외프리미엄이 50~55%에 달하는 한국이동통신.포항제철(14~15%)등이 외국인 선호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또 최근 시장을 주도해온 조흥은행.한일은행.신한은행.국민은행등 은행주와 삼성화재등도 장외시장 프리미엄이 10~15%가 붙은채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12월말까지는 한도에 여유가 있다가 올들어 급격하게 한도가 소진된 종목들도 눈여겨 볼만한 종목들이다.
한신증권.동아제약.서울도시가스.호텔신라.상업은행등이 여기에 해당하는 종목이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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