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레이니 주한미국대사 총선현장 탐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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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제임스 레이니 주한미국대사가 여당의 지구당사를 직접 찾아 총선판세와 향후 정국전망 정보를 수집하는 등 15대총선에 초미의관심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레이니 미대사는 지난 21일 에릭 존 1등서기관과 함께 신한국당 종로 지구당( 위원장 李明博)사무실을 찾아 40여분간 선거얘기를 나눈 것으로 밝혀졌다.
李위원장과 별다른 연고가 없는 레이니대사는 이날 『대사관에서가까운 지구당사무실을 찾아 실제 총선현장 분위기를 알고 싶었다』고 방문의 이유를 설명했다.레이니대사는 이날 『종로가 정치1번지라고 하는 데 그 이유가 무엇이냐』『여당인 李위원장을 후원하는 그룹은 어떤 그룹이냐』는 등 우선 종로지역에 대한 관심을표명했다는 것.레이니대사는 이어 『현재 총선판세는 어떤가』『이번 선거에서 한국민이 갖는 주관심사는 무엇인가』『총선이후 정국은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보는가』 등 꼬치꼬치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李위원장은 이날 『미묘해지고 있는 대일.대북관계등 동북아정세의 민감한 현실때문에 국내정치의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안다』고 여당위원장다운 「안정론(安定論)」을 줄곧 설파했고 레이니대사는 귀기울여 듣기만 했다고 한다.
李위원장이 『요즘 미국이 한국정부 모르게 대북정책을 추진한다는 얘기도 있다』고 하자 레이니대사는 『미국은 한국국민.정부와정서를 달리하는 어떤 대북정책도 추진하지 않고 있다』며 『곧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을 만나 미국의 확고한 방침 을 전하겠다』고 언급.
한편 주재국 국내정치 문제에 대해 절대적으로 초연한 입장을 취해야 하는 제3국의 외교관이 정치중에서도 가장 첨예한 부분이될 수밖에 없는 선거에 관심을 갖고 직접 여당지구당을 돌아본 사실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는 반응도 적지 않다 .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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