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화제>조지 워싱턴 신화 '파괴' 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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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삶은 지금까지 한껏 미화됐어도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드물었다.그러나 최근 미국 버지니아대학에서 워싱턴이 남긴 각종 기록을 담은 전집이 속속 출간되면서 그를 둘러싼 신화가 많이 무너지고 있다.워싱턴 의 편지에는광포한 기질의 젊은이가 명예에 대한 야욕을 불태우는 정신상태가생생하게 담겨 있다.한마디로 말해 워싱턴은 결단력과 용기를 겸비한 특출한 존재였음은 사실이지만 젊었을 때는 지독하게 성마르고 고집 센 성격의 소유자였다.
워싱턴이 1755년 영국군과의 치열한 전투에서 살아남은 뒤 그의 동생 잭에게 보낸 편지에는 이런 구절도 있다.『총알 4발이 나의 코트를 뚫고 지나갔다.내가 타고 있던 말도 다치지 않았다.사방에서 동료들이 픽픽 쓰러져가는데도 말야.』 이처럼 젊은 시절 워싱턴은 무모할 정도로 용감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지극히 건방진 면도 있었다.
전선에서 전투를 벌이면서도 그는 버지니아 주지사에게 『막노동꾼이 차라리 낫겠다』면서 낮은 월급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고 있다.그가 1759년 군복을 벗었던 것도 낮은 지위와 월급에 대한 불만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같은 분석은 버지니아대학의 워싱턴 연구 프로젝트가 내놓은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이 대학이 확보한 워싱턴 관련 자료는 모두 14만여점.
지금까지 이 대학에서 출간된 워싱턴의 전집은 31권.일기 6권,편지 10권,혁명전쟁부터 대통령재임까지의 각종 서류 15권등이다.앞으로도 54권이 더 출간될 예정.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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