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대 총선 29년만에 최고경쟁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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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5대 총선에 후보풍년이 예고된다.전국구를 제외한 4.11총선 지역구 출마 후보들의 경쟁률이 29년만의 최대가 될 전망이다.현재 선관위 집계로는 67년의 6대총선 경쟁률 5.4대1에조금 못미치는 5.3대1.여기에 후보등록을 마치 고 나면 경쟁률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선관위측의 설명이다.그럴경우 63년의 6대총선이후 33년만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게 된다.2,3,5,6대에 이은 역대 5번째의 경쟁률을 이번 총선이 기록할 것같다.
후보의 숫자도 대규모다.선관위는 1천3백54명이 출마할 것으로 보고 있다.그럴 경우 사상 세번째가 된다.2대총선(10.5대1)에 2천2백9명이 출마했고,5대국회 민의원선거(6.7대1)에 1천5백18명이 출마한데 이어 가장 많은 선 량후보가 이번에 나서는 것이다.14대총선의 지역구출마자 7백59명과 비교하면 70%안팎의 증가율이다.참고로 11대총선 후보는 6백35명,12대총선 4백40명,13대총선 1천46명이었다.
국회의사당으로 가는 길이 이처럼 병목현상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정치의 다당화(多黨化)현상이다.이번 선거에 교섭단체이상의 규모를 갖고 참여하는 정당만 4개다.신한국당.국민회의.
민주당 자민련등.모두가 차기정권을 노리고 있으며 전국정당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대부분의 선거구에서 정당후보로만 경쟁률이 4대1이 넘어서게 된 것이다.
과거 야당의 처지로는 모든 선거구에 후보를 내지 못했으나 이번에는 그럴수도 없다.전국구의석의 배분비율이 바뀌었기 때문이다.의석비가 아닌 득표비율로 변한만큼 무리를 해서라도 고루 후보를 공천하지 않을 수 없다.현재 선관위 집계로는 민주당이 1백93명,자민련이 1백85명의 후보를 공천한 것으로 나타나 있으나 양당의 공천내정자까지 포함하면 이 숫자는 이미 2백여명씩을웃돌고 있다.
기성정치에 대한 불신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무소속의 대거출마가 높은 경쟁률의 한 요인이다.선관위는 앞으로 후보등록때 3金주도의 기존정당에 대한 거부감에 편승하려는 군소정당과 무소속후보들이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서 대거 출현할 것으 로 보고 있다. 선관위측은 또 「돈은 묶고 말은 푼다」는 정신아래 개정된통합선거법이 선량지망생들의 출마를 용이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하고있다.한 관계자는 『과거정권처럼 후보등록때 정보기관이 개입하는일이 없어진데다 기탁금 1천만원만 내면 선거공영 제의 취지에 따라 선거공보등 최소한의 선거운동은 선관위에서 해준다는 점이 난립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15대총선이 정치권 재편의 계기라는 상황인식도 출마자들을 자극하고 있다.이번은 군출신 대통령들이 물러나고 치러지는 첫번째 총선.정계인맥의 대폭 교체가 예상되며 이같은 분위기가 신인들로 하여금 용기를 내게하고 있다.
김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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