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車 뒷맵시 경쟁-"기능보다 외모에만 신경" 비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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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우리 엉덩이가 제일 예쁘다.』 올 들어 쏘나타Ⅲ와 뉴프린스등 신차를 발표한 현대자동차와 대우자동차가 새 모델의 엉덩이(뒷모습)자랑하기에 바쁘다.
최근 기아자동차도 『디자인하면 우리』라면서 크레도스 뒷모습을크게 담은 컬러광고를 내는 등 승용차 3사간 외모자랑이 갈수록더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쏘나타Ⅲ가 기존모델과 크게 다르다며 독일 벤츠의뒷모습과 흡사하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쏘나타Ⅲ의 엉덩이는 기존 현대차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모습이라는 것.
출시 4년만에 앞뒤모양을 바꿔 뉴프린스를 내놓은 대우자동차도뒷모습을 유난히 강조하고 있다.옛 모델의 뒤램프는 일자로 길게연결됐으나 새 모델은 양쪽 옆으로 몰아 단순하면서도 고급차인 아카디아의 뒷모습을 닮았다.
또 트렁크 끝부분을 치켜올려 포인트를 주는등 뒷모습만 보면 완전히 다른 차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은인자중」하던 기아자동차도 경쟁업체의 외모자랑에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면서 칼을 빼들었다.
기아는 한동안 중단했던 신문컬러광고를 최근 다시 시작하면서 『크레도스가 나온 이후 중형차들이 모양을 바꾸고 있습니다』라고지적함으로써 쏘나타와 프린스의 새 모델 이전에 모양을 산뜻하게바꿨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각사가 외모 부각에 신경을 쓰는 것은 쏘나타Ⅲ.뉴프린스의 섀시(하체)와 동력 전달장치가 종전 모델과 같고 세 차종간 기능상 차이점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승용차 3사는 일단 차 디자인에 홍보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아직도 자동차를 용도보다 신분과시용으로 여겨 차의 외모에 집착한다』고지적하고 『자동차업체들이 이제는 차의 안전도나 성능 등을 중점적으로 소비자에게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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