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우하우스展 재미있게 감상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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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0세기 현대추상미술운동을 주도한 칸딘스키.클레.파이닝거.야블렌스키등 「블루 포」그룹 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수 있는 『바우하우스의 화가들-모더니즘의 정신』전이 지난 8일부터 호암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이번에 전시되고 있는 1백70여점의 작품들은 모두 미국 패서디나 미술관의 갈카 샤이어 컬렉션을 그대로 들여온 것들.
〈본지 2월8일자 15면 참조〉 전시장에는 수많은 갈카 샤이어의 초상화와 함께 작가들과 그녀가 주고받은 편지등이 전시돼 있다.우선 작가들 외에도 「블루 포」의 열렬한 후원자였던 갈카샤이어라는 컬렉터를 알아보는 것도 감상기법의 하나.
전시장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는 것은 칸딘스키.『점.선.면』이라는 유명한 저서를 남긴 칸딘스키의 바우하우스 교수 시절의 작품들이 전시돼있다.「점」에서 시작해 곧바로 이어지면 「직선」이 되고 힘의 강약을 주면 「곡선」이 된다는 그의 원리를 생각하며 작품을 접하면 칸딘스키 일생을 관통하는 작품세계가 들어온다.
1층 전시실에는 작가마다 독립된 방 형식으로 돼있고 방에 들어서면 바로 그 작가의 작품세계가 간략히 소개된 패널이 있다.
갈카 샤이어와 각별한 사이였던 야블렌스키의 작품이 다른 작가들보다 훨씬 많은 50점 가까이 소개되고 있는데 칸딘스키.클레보다 국내에서 덜 알려진 이 러시아작가를 새롭게 발견할 기회를제공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전시장 1층과 2층이라는 물리적 공간이 전시의 성격까지 완전히 나누고 있다.엄밀히 말해 「바우하우스」와 직접적 관련을 갖고 있는 작가군은 1층에 전시된 칸딘스키.클레.파이닝거.모홀리-나기.리시츠키.슐렘머.아키펭코.야블 렌스키같은 작가들이고,2층에는 바우하우스 작가들과 관계를 맺었던 여러 작가들의 작품이 걸려있다.
이런 점 때문에 2층의 작품들을 감상할때는 「바우하우스」라는단어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작가들 사이의 인간관계가 그들의 작품세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등을 생각하면서 작품을 대하면 좋을 듯.
전시기간중 30분마다 바우하우스 관련 비디오가 상영돼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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