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혜림씨.평양총격 사견을 보는 외국의 시각-중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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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중국당국은 김정일(金正日)의 전 동거녀 성혜림(成蕙琳)씨의 서방탈출과 평양주재 러시아대사관에서의 북한청년 정치적 망명요청사건에 대해 일체의 논평이나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成씨 탈출은 북한의 내정이며 북한군인 망명기도 역시 북한과 러시아간 문제로서 중국이 이러쿵 저러쿵할 입장이 아니라는 이유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최근 북한외교관을 포함한 체제 핵심세력들의 망명사건이 꼬리를 물고 있는 현상에 대해 『별로 좋지 않은 조짐』이라는 공감대가 확산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특히 이들 사건이 북한 권력핵심부에 몰고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당국은 成씨의 서방탈출이 보도되자 『나름대로의 채널을 풀가동시켜 사실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베이징(北京)의 한 고위소식통은 전하고 있다.
물론 중국측 관계자들은 북한정세와 관련,한결같이 『김정일을 정점으로 한 새 권력체제 구축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건일뿐 체제붕괴 신호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을 공유하고 있다.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평양을 공식방문한 다이빙궈(戴秉國)당(黨) 대외연락부 부부장의 방북 목적중 하나도 북한내부 동향파악이었으며 戴부부장 일행은 『김정일 정권은 현재까지 안정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成씨가 金의 전 동거녀라는 점과 김정일의 친인척등 로열 패밀리 내부에 적잖은 갈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감안할때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에 따른 후유증이 간단치 않을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金의 복잡한 여성관계도 그렇고 이미 표면화하고 있는 가족및 친인척간 갈등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다.
베이징=문일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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