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에 도착 美와 모종협상說-성혜림씨 어디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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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성혜림(成蕙琳)씨 일가는 어디 있나.
김정일(金正日)의 동거녀 성혜림씨는 지난 1월20일 모스크바를 떠나 스위스 제네바에서 잠적한 후 네덜란드에 왔었으나 그 뒤의 행방은 묘연하다.
이들이 다시 유럽의 한나라에 도착,망명 조건등을 놓고 접촉을벌이고 있다는 사실은 관계당국에 의해 확인되고 있다.
또 미국의 정보기관이 제3국과의 교섭에 긴밀히 관여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으나 아직은 「관측」차원이다.
안기부는 成씨 일가의 거취와 관련,현재로선 이들의 신변안전이가장 중요한 만큼 이에 대한 일체의 언급을 할수 없다고 말하고있다.여기에는 우리가 이들의 신변을 확보하지는 않았으나 일단은북한의 촉수를 피하는 수준에는 있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제3국 정부의 보호아래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우리 정부는 이들의 안전도피를 위해 成씨 일가및 제3국 정부등과 비밀접촉을 시도한다는것 등이다.
모스크바를 벗어난 뒤 成씨 일가는 제네바서 10여일간 머무른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현재 제네바에는 이철(李哲)이 스위스 주재 북한대사로 나와 있다.
김정일의 둘도없는 심복인 李대사는 평소 成씨 자매와 친분이 있는 것은 물론 20억달러에 이른다는 김정일 비자금을 관리하고있다. 따라서 성혜림씨 자매는 李대사로부터 생활비 등의 명목으로 상당액의 망명 자금을 확보했을 수도 있다.
또 이들이 「명순이 아줌마」라고 부르는 수행원도 따돌렸을 가능성이 있다.이후 네덜란드로 향했다가 다시 제3국으로 도피했다는 것이다.성혜림씨 자매와 딸만 치더라도 3명이나 되는데 북한공관원이 설치는 스위스에서 망명 수속을 밟는 것 은 어느 모로보나 상식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현재 成씨 일가가 체류하는 제3국은 밝혀진 바 없다.그러나 이들이 중간 기착지로 네덜란드를 택한 것은 북한의 입김이 약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그러나 이들은 아직 마음을 못정한 듯 계속 옮겨 다닌다는 얘기도 있다.관계당국은 이들 成 씨 일가가 최종 정착지를 정해 그 나라에서 망명을 요청하면 본격개입할 작정이라고 전하고 있다.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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