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기 대회 때는 여류 팀이 압승을 거뒀으나 올해는 젊은 피를 수혈한 시니어 팀이 초반부터 여류 팀을 압도했다. 난데없이(?) 선봉으로 나타난 차민수 4단의 초반 5연승이 흐름을 잡았고 이후 일진일퇴를 거듭하면서 결국 여류 팀은 박지은 한 사람만 남고 모두 탈락했다. 이때 시니어 팀의 남은 선수는 무려 6명. 그러나 박지은은 한국 여자바둑 최초의 입신(9단)답게 최규병 9단, 조대현 9단에 이어 서봉수 9단마저 연파하며 최후의 반격에 나섰다.
지난해 6연승을 질주하던 조훈현 9단을 꺾고 여류 팀 우승을 확정지었던 박지은이다. 그가 이제 양재호 9단을 넘어서면 그 다음은 김일환 9단이고 다음이 바로 시니어 팀 주장인 조훈현 9단이다. 말하자면 이 고비만 넘어서면 조훈현 대 박지은의 단판 승부가 그리 멀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만 45세가 되어 처음으로 시니어 팀에 합류한 양재호 9단의 저지선은 예상한 대로 완강했다. 흑을 쥔 박지은 9단은 백의 초반 무리수를 잘 공략해 판을 우세하게 이끌었으나 결정적인 순간에 마음이 약해졌고 결국 이것이 돌이킬 수 없는 패착이 되었다.
◇승부처=하변에서 백이 곤마를 자초하면서 바둑은 흑의 페이스로 흘렀다. 그러나 좌상의 접전이 끝난 뒤 박지은 9단은 백△의 준동이 부담스러워 흑1로 가일수하고 말았는데 이 수가 대완착으로 결국 패착이 되었다. 백2가 공수를 겸비한 요처. 흑은 5로 지켜 계가를 도모했으나 곤마가 10까지 큰 집을 짓고 살아서는 이미 백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 흑1로는 2 자리에 빠져 대마를 노리며 크게 집을 지어야 했으며 이랬으면 계속해서 흑 우세의 국면이었다. 248수 끝, 백 6집반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