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영웅 다니 료코, 계순희 “은퇴 무대 금빛 피날레 장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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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 여자 유도의 두 여제가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자리다. 북한의 계순희(29)와 일본의 다니 료코(33). 한때 같은 체급(48㎏급)에서 ‘최고의 자리’를 놓고 맞대결을 펼쳤던 두 선수는 이제 각기 다른 체급에서 마지막 무대를 금빛으로 장식하려 한다.

두 선수는 10년 넘게 세계 유도계를 평정해 왔다. 다니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여자 48㎏급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무대 전면에 모습을 드러냈다. 계순희는 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다니를 꺾고 금메달을 따내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두 선수 모두 각각 17세의 나이에 이뤄낸 업적이다.

미혼 시절 다무라 료코였던 다니는 2003년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다니 요시모토와 결혼, 현재 이름으로 바뀌었다. 2000년 시드니에서 첫 금메달을 딴 다니는 결혼 이듬해인 2004년 아테네에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체중 조절이 힘든 체급 종목에서 데뷔 20년 가까이 같은 체급을 고수하는 다니는 작은 키(1m46㎝)로 상대를 파고든 뒤 업어치는 기술이 특기다.

최근 두 차례 올림픽에서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계순희도 ‘유종의 미’를 자신한다. 그는 “베이징에서 금메달을 딸 가능성은 99%다. 나머지 1%는 정신력에 달렸다.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계순희도 입상 경력에서는 다니 못지않다. 올림픽에서는 각기 다른 체급에서 3회 연속 메달을 따냈다. 세계선수권 우승 경력도 네 차례나 되며, 그중 57㎏급에서는 3연패를 달성했다. 세 체급을 넘나들면서도 세계 정상을 유지한 계순희는 타고난 장사로 불린다.

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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