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우성건설지원 뒷짐-협력.하청업체 돈 안돌아 휘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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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하청업체의 연쇄도산을 막기 위해 신속히 공동으로 자금지원을하겠다」던 우성관련 채권 금융기관들이 부도 20여일이 지났는데도 지원은 하지 않은 채 서로 눈치만 보고 있어 협력.하청업체들이 어려움에 빠져있다.
우성건설에 철제빔을 납품하고 있는 한 업체 사장은 『자금지원을 한다는 말만 믿고 어음 2억원을 들고 거래은행을 찾았으나 「아직 공동관리단과 협의가 안됐으니 며칠 뒤에 오라」고 해 돈을 못받고 있다』면서 『만기가 안된 어음도 여러장 있는데 자금이 안돌아 피해가 크다』며 울상을 지었다.
◇자금지원 왜 안되나=은행들이 「합의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않고 있기 때문이다.우선 1월분 자금소요액 3백33억원을 각 금융기관이 여신비율로 나눠 지원키로 했으나 9일까지 나간 돈은제일.서울.주택은행의 1백37억5천만원에 불과 하다.우성건설은이 돈으로 공사비.노무비등을 줄 예정이었으나 돈이 안나와 지난7~8일 밀린 노임 80억원만 결제해 줬다.
또 진성어음을 가진 업체에는 일반대출이나 새 어음 교체방식으로 지원키로 했으나 실제 돈이 나간 것은 제일(34억원).신한(3억원)은행뿐이다.
◇왜 「새어음 교체」가 늦어지나=당초 22개 은행이 당좌계좌를 재개키로 합의했으나 당좌를 연 은행은 제일.신한.보람.주택.동화등 5개뿐이다.
또 지금까지 우성에 보내진 어음용지도 1백70장(제일은행)에불과하다.우성이 발행한 어음총액이 1천2백억원가량,협력업체가 2천개정도 되기 때문에 교체를 위해서는 어음용지만도 2천장 이상 필요한데 대다수 은행이 어음용지를 주지 않고 있다.
◇협력업체들의 반응=한 협력업체 사장은 『공동관리단은 어음 만기일이 되면 한달짜리 새 어음으로 바꿔주겠다는 말만 할 뿐 실제로 새 어음을 주는 곳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은행 반응=한 은행 관계자는 『공동관리단과 구체적인 협의가안돼 지원이 늦어졌다』며 『내주부터는 당좌재개는 물론 자금지원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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