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是非-옳고 그른것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是는 본디 日과 正의 결합이었던 것이 후에 와서 모습이 약간변형되었다.해는 유일무이(唯一無二)의 존재로 「천자」를 뜻하기도 하며 또 고루 비춘다고 하여 「공평」(公平)의 상징이기도 하다. 곧 是는 해의 공평함,정의(正義)로움에서 나온 글자로 본디 뜻은 「바르다」「옳다」가 된다.是認(시인).是正(시정).
國是(국시).或是(혹시)가 있다.
非는 두 개의 날개깃이 서로 등을 돌리고 있는 모습이다(「非理」참고).날개가 제각기 방향을 달리하고 있다면 날 수가 없다.이와는 달리 깃이 나란히 나 있는 형상이 羽(깃 우)다.
그래서 非는 「아니다」「그르다」「어긋나다」등의 부정적인 뜻을가지고 있다.非難(비난).非賣品(비매품).非命(비명).非凡(비범).非違(비위)가 있다.
따라서 是非라면 「옳고 그른 것」이다.그것을 강하게 표현한 것이 是是非非(시시비비)며 각기 굽은 것과 곧은 것에 비유하여是非曲直(시비곡직)이라고도 한다.
맹자(孟子)는 사람이란 누구나 선천적으로 是非를 가릴 줄 아는 능력이 있다고 했다.이른바 是非之心(시비지심)이 그것으로 사람의 본성이 착한 것(性善)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그러나 막상 是非를 가리는 것은 간단치 않으며 또 다들 「 是非를 가리는 것」을 꺼린다.
이 때문에 선악이 뒤바뀌고 흑백이 가려지는 경우가 많다.
정석원(한양대 중문과교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