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총선 필승가이드' 책 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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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악수는 반드시 두 손으로 하라.목욕이나 이발은 대중탕에서 한다.인척이나 문중사람의 선거사무실 출입을 삼가게하라」.
신한국당이 후보들에게 제시한 필승비결들이다.8일 국회에서 열린 공천자회의에서 두툼한 책자로 배포했다.이른바 「총선 필승가이드」다.이 책자에는 각종 선거운동방법이 사례별로 망라돼있다.
「표있다고 찾아오는 사람일수록 표가 없다.중요한 것을 제외하고는 참모장이 결정하게해야 객관적이고 나중에 후보가 책임을 면할 수 있다」고 코치하고 있다.
선거전략 수립의 12법칙에는 손자병법 구절까지 등장한다.
이장격단(以長擊短:내 장점으로 적의 단점을 공격한다),피실격허(避實擊虛:상대방의 취약점에 전력을 집중한다),승자선승(勝者先勝:기선을 먼저 제압하라)등의 대목은 일상생활에까지 응용할 수 있을 정도다.
특히 이 책자에는 후보자 부인의 행동지침까지 세세히 당부하고있다. 「후보부인은 지역구 말씨를 쓰는게 좋다.서울여자는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선거사무실에 자주 나타나지 않는게 좋다.물건값을 깎지말라」는 부분도 있다.
특히 전국을 7개의 권역으로 나눠 예상질문에 대한 답변이 준비돼있다.
신한국당은 보수정당인가,혁신정당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선 「신한국당의 신보수주의는 독재정권에 향수를 느끼는 자민련의 수구보수주의가 아니며 선거용으로 급조된 국민회의의 위장보수와 차원이 다르다」며 야당을 끌어들였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독선적이라는 비판에 따른 대응논리도 있다. 「어느 지도자론에 보면 지도자란 때로 버스운전사처럼 승객의 반응을 보기위해 고개를 뒤로 돌리지말고 앞길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전직대통령 사법처리등은 대통령의 결단으로 전격실시하지 않으면 보안유지가 안되고 집단반발에 부닥쳐 무산될 수 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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