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통신>한국 무더기 금메달에 으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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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제3회 겨울아시아드에 참가한 중국대표 1백20여명중 조선족 선수 2명이 끼어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남녀 스피드스케이팅에 출전한 오광록(19.중국명 우광루.길림체육학원1)과 김화(24.중국명 진화.길림체육학원2). 오광록은 지난해 12월 태릉링크에서 벌어진 아시아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한국을 방문,국내팬에도 낯설지 않은 선수(본지 95년12월17일자 보도).그는 아시아선수권때 만났던 고국 동포를 대뜸 알아보고 반가움을 표시했다 .
오광록은 『기필코 겨울아시아드에 참가하겠다』는 당시의 다짐대로 지난해 12월27일 벌어진 중국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40여명의 중국 각지 대표선수들을 물리치고 이번대회 출전권을 따냈다. 그러나 7일 벌어진 남자 1천5백에서 2분01초19의 평범한 기록으로 입상권에 들지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또 한명의 조선족출신 선수 김화는 중국 단거리의 기대주.
6일 여자 5백 첫날 경기에서 40초78의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며 3위에 올랐던 김은 7일 경기에서 한국의 천희주와 우정어린 대결끝에 40초99를 기록,동메달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오광록이 유창하게 우리말을 하는데 비해 우리말에 서툰 김화는 더듬거리는 말씨로 『고국선수들이 이번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며 고국에 대한 진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란 말을 입증하듯 두 선수는 『5,6일한국선수들의 쇼트트랙경기를 TV로 지켜봤다』며 특히 6일 한국선수들이 금메달을 무더기로 따낼 때는 중국의 동료선수들 앞에서으쓱한 기분이었다』고 밝혔다.
하얼빈=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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