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레이더] 이번주도 '바이코리아' 행진 이어질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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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지난주 취업정보사이트 파워잡은 대학생 10명 중 7명은 국내 기업의 신뢰도에 'C학점 이하'를 매겼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내놨다.

전국 남녀 대학생 782명을 대상으로 한 기업이미지에 대해 설문조사로, 응답자의 70%가 국내 기업신뢰도에 부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대학생들은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주요 요인으로 탈세 및 주가조작 등 부정부패, 노사관계, 세습경영, 정치자금 문제, 파업 문화, 재벌 이미지 등의 순으로 꼽았다.

아직 젊은 데다 국민 일부의 인식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증시에서의 개인투자자 행태를 보면 전체 국민의 인식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 국내 기업에 대한 불신과 평가절하는 개인투자자의 증시 외면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주장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투자자는 지난해 3월 이후 1년째 '셀 코리아'로 일관하고 있다.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의 회계부정 사건을 비롯해 LG카드의 신용불안은 국민에게 증시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기업에 대한 불신을 주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기업의 부정적 측면을 비판하기도 하지만 강점도 잘 들여다보면서 실속을 챙기고 있다. 지난해 홍콩과 최근 서울에서 연이어 만난 모건스탠리의 세계적 경제분석가 스티븐 로치는 외국인의 시가총액 비중이 너무 많아 시세차익을 챙길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국제자본은 한국기업의 성장성과 경영성과로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지 시가총액은 투자의 기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주에도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행진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라크 사태 악화와 테러 위협 고조 등의 변수로 숨고르기 장세도 예상되지만 호조세를 띠고 있는 미국과 국내 기업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줄을 잇기 때문이다.

4.15 총선 결과에 대한 증시의 반응도 주목된다. 정치적 변수가 증시의 근본적 흐름을 바꿔놓지는 않지만 단기적인 등락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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