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람>인제군북면용대3리 김용구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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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김용구(43.인제군북면용대3리)씨는 스스로를 여덟살배기라고 부른다.자신의 아들과 같은 나이다.그는 산에서 내려와 용대리에정착한 시기부터 나이를 센다.그는 산에서 내려오기전까진 나이를인식하지 못할만큼 산에 빠져 살았다.
그는 인제에서 유명했던 74년 반달곰 사건의 주인공이다.그는설악산 귀때기봉에서 반달곰이 죽어있는 것을 발견했다.사냥꾼들이설치해 놓은 작약(炸藥)에 죽은 것이다.과거 산사람들은 산짐승을 잡기 위해 작약을 곳곳에 설치하곤 했다.그 는 별 생각없이반달곰을 팔았고 그 돈으로 친구들과 술을 마셨다.그러나 이 사건은 뒤에 경찰에 의해 밝혀져 그는 40여일간 영창신세를 졌다. 그는 8년전 현재의 부인을 만나면서 산에서 내려왔다.
『이젠 설악산에 반달곰이 없을 거예요.곰은 홀로 있기를 좋아하는 동물이에요.관광지니 해서 사람들이 다니며 숲을 훼손하니 곰인들 배겨낼 수 있겠어요.산에 대해 잘 알진 못하지만 산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산에 오를 자격도 없다는 것 이 제 생각입니다.』 그는 나이에 비해 산을 많이 안다.목청(나무에 붙은꿀집)을 딴 이야기,5구짜리 산삼을 캔 이야기들이 술술 나온다. 그가 산을 접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원래 고향은 경기도 가평이다.그는 초등학교 5학년때 용대리로 전학왔는데 금방 설악산에 반해버렸다.
『그때부터 산을 탔죠.학교도 국민학교밖에 다니지 못했어요.별다른 이유는 없고 단지 산이 좋았을 뿐입니다.』 현재 산여울((0365)462-8811)이란 민물고기 매운탕집을 운영하고 있다.친구들과 평소 알던 스님들의 도움을 얻어 차린 집이다.그러나 그의 마음은 항상 산으로 향해 있다는 것을 그의 눈빛으로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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