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폭파위협까지 받은 전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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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전동차운행에 불만이 있다고 해서 전동차 폭파위협까지 한다는 것은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 할 일은 아니다.법적으로도 명백한 범죄행위다.시민들의 불안을 덜어주기 위해서도 협박범은 잡아야 한다.그러나 전동차이용객 가운데는 폭파협박이 있었 다는 소식에한편 불안을 느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그래 한번 혼 좀 나야 해」하는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그렇다면 이는 폭파협박범을 잡는 문제이상으로 큰 문제다.오죽하면 시민들이 그런 기분까지 갖겠는가.철도청 과 지하철본부측은 시민들의 그런 심리상태를 심각히 받아들여야 한다.
협박범의 말로는 전동차의 지연운행때문에 여러번 지각할뻔 한 것이 협박이유라는데 그런 경우를 당한 사람이 어디 협박범뿐이겠는가. 물론 전동차운행이 전자시계처럼 정확할 수는 없다.그러나정해놓은 배차간격이 있으나 마나한 것이 된다면 분명히 문제다.
녹색교통운동의 조사결과로는 지난달의 경우 배차간격위반율이 1호선은 29.1%,4호선은 65%나 됐다.출근길에는 누구에게나 1분도 금쪽같이 여겨지게 마련이다.그런 출근길에 이렇게 전동차가 다반사로 늦고,그나마 한마디 해 명도 없으니 분통터질 노릇이 아닌가.
철도청이나 지하철본부로서도 애로는 있을 것이다.출퇴근시간에는승객이 넘쳐 배차간격대로 운행하기가 힘들 것이다.시설도 낡고,보수시간도 충분치 않은 여건이라 각종 사고가 잦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그러나 「말로 천냥빚을 갚는다」고,지 연되면 최소한즉각즉각 안내방송이라도 해주면 시민들이 그토록 답답해하고 분노하지는 않을 것이다.
전동차를 증량하고 낡은 시설을 바꾸는데는 많은 예산이 들고,그의 확보에는 시민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그렇다면 더욱더 사정을 알리고,친절을 다해 시민들을 자기 편으로 삼아야 할것이다.개표원들은 퉁명스럽지,편의시설은 고장이 기 일쑤지,게다가 차까지 감감 무소식이니 불만이 터져나오지 않을 수 없다.빨리 종합적인 서비스개선대책을 마련해 시민들의 불만을 덜어주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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