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위험해도 내 사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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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위험성이 있더라도 봉급자 보다는 내 사업을 하고 싶다』는 직장인이 20대.30대에서 각각 58.7%와 57.2%나 되는것으로 제일기획㈜이 실시한 한 조사로 나타났다(중앙일보 5일자27면).
기왕이면 나도 사장이 돼 마음대로 회사를 한번 운영해 보고 능력껏 돈도 벌어 보았으면 하는 희망은 대부분 꿈만으로 끝나고만다고 웃어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바람 속에는 기존기업의 생산방식.생산품을 거부하는 청년들의 만만찮은 비평정신과 새로운 사업에 대한 의욕.창의력이 들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우리 나라의 많은 중소기업들이 현재 처해 있는 어려움은이미 연로(年老)해진 50,60대의 세대적 어려움 때문인 측면도 있다.이들 가운데는 60,70년대에 맨주먹으로 사업에 투신한 사람들이 많다.이제와서 이들은 전문지식,정력 에서 급속히 뒤처지기 시작했다.또 어느 분야에서나 가장 끈끈한 유대의 원천인 「동갑내기」들은 관련 업체.관청.은행.시장에서 일선을 지키지 못하고 물러나고 있는 참이다.한국에서는 아직 이런 유대 없이 사업을 영위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 운 것이 현실이다.
사실 최근에는 이색적인 새 업종이 쏟아지고 있다.새로운 감각과 실용성을 갖춘 상품이 등장하는 것이다.정보화세상의 멀티미디어 물결을 타고 기성 유명상표에 한번 맞서보려는 새 패션,커피만 파는 것이 아니라 인터네트에 연결된 지성적 시 간도 함께 파는 신종 카페들이 그렇다.한편 동대문 도매시장 어느 모퉁이에서는 구닥다리 제품들이 한번 쳐다봐 주는 사람도 드문 가운데 쌓여있다.
중소기업 살리기는 꼭 기존 중소기업에 집중돼야 할 까닭이 없다.우리 나라에 이렇게 많은 젊은 직장인들이 장래를 걸고 자기사업에 투신하는 것을 돕는 것도 중소기업 살리기다.젊은이들이 창업하는 새로운 기업이야말로 그것이 제조업이든 서 비스업이든 불문하고 외국기업의 밀물같은 한국 도래(渡來)와 경쟁할 진정한새 챔피언들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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