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사람 사진 공모전' 6월 수상작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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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사진 선정을 위해 1차 사진 선별을 하고난 다음 깜짝 놀랐습니다. 지난 심사 때와 달리 이번 달엔 후보로 오른 사진이 많았습니다. 사실 이 사진들 중에서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공모전이니 만큼 반드시 순위를 매겨야하니 나름대로 기준을 정하고 선별을 했습니다.

사실 사진도 분명 예술의 한 분야입니다. 독창성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지요. 아무리 사진의 완성도가 높은 사진이라도, 독창성이 없다면 그 가치가 떨어지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소재, 빛, 장소, 앵글 등 사진을 표현하는 각각의 요소가 비교적 남다른 사진에 후한 점수를 줬습니다.

우선 1등으로 이재동님의 ‘빗속의 작업’(▶작품보기)을 선정했습니다. 사진 작업에 어려움이 있는 빗속에서 촬영을 시도했고 그 결과물 또한 뛰어납니다. 조명에 투영된 빗줄기가 불꽃처럼 흩날립니다. 다만 조금 더 어두운 시간을 택했더라면 빗줄기가 불꽃놀이처럼 돋보였을 것입니다.

2등으로는 오세근님의 ‘녹차잎 따는 아낙네’(▶작품보기)와 조선아님의 ‘철근 작업’(▶작품보기)을 선정했습니다. ‘녹차잎 따는 아낙네’는 빛의 대비를 아주 잘 이용했습니다. 흠잡을 데 없는 사진이지만 ‘빗속의 작업’에 비해 흔히 볼 수 있는 사진이기에 2등으로 선정했습니다. 그리고 ‘철근 작업’은 하이앵글로 포착한 노동의 현장이 눈에 띄었습니다. 다만 노동자들의 동작이 좀더 역동적이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3등으로는 조선아님의 ‘고들빼기를 다듬은 후’(▶작품보기), 정현구님의 ‘칼 갈어...~~!!’(▶작품보기), 김재환님의 ‘시민의 안전을 위하여’(▶작품보기)를 뽑았습니다. ‘고들빼기를 다듬은 후’를 본 후 한참을 웃었습니다. 피사체의 독특한 포즈와 표정이 압권입니다. 그리고 ‘칼 갈어...~~!!’는 이젠 보기 힘든 소재를 잘 포착했습니다. 칼 가는 아저씨의 다리 자세에서 진한 삶의 모습이 묻어납니다. 마지막으로 ‘시민의 안전을 위하여’를 본 순간 아찔했습니다. 작업하는 분의 뒤쪽에 달리는 지하철을 대비시켜 노동의 숭고함을 저절로 느껴지게 합니다.

이번 달에 선정되지 못하신 분들은 정말 아쉬울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 기회는 많이 남았습니다. 이제 반환점을 돌았을 뿐입니다. 다음 달에도 도전의 기회는 열려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심사는 주기중 영상에디터와 김진원 디지털뉴스룸 부장과 제가 했습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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