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풀어서라도 환율 급등 막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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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한국은행이 외환보유액을 풀어서라도 원-달러 환율 급등을 억제하기로 합의했다. 최근 환율 급등이 물가 상승과 금융시장 불안을 증폭시킨다는 판단 때문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6일 오후 서울 시내에서 만나 물가 안정을 위해 환율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이같이 결정했다. 재정부와 한국은행은 7일 오전 외환시장이 열리기 직전 환율의 급격한 상승을 더 이상 용인하지 않겠다는 당국의 입장을 동시에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최근 국제유가 급등으로 물가가 치솟자 그동안의 고환율 기조를 접고 환율 상승 억제를 위해 달러를 시장에 내다파는 횟수를 늘려왔다. 하지만 시장에서 환율 상승 압력이 강해짐에 따라 환율 상승을 더 이상 용인하지 않겠다는 정책 의지를 강력하게 천명키로 한 것이다.

모임에 참석한 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외환시장에서 나타난 쏠림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공통 의견이었다” 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와 한은은 물가 안정을 위해 환율 안정이 절실하다고 보고 있다”며 “외환보유액을 사용해서라도 환율을 안정시키겠다는 외환당국의 의지가 확고하다”고 말했다.

최근 외환시장에선 당국이 달러를 외환시장에 내다 팔 때만 원-달러 환율 상승이 주춤할 뿐 당국의 개입이 없을 때는 환율이 튀어오르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당국이 약 40억 달러를 내다판 지난 2일엔 전날보다 12원 떨어진 달러당 1035원을 기록했으나, 4일 당국이 달러 매도 개입을 하지 않자 1050.4원까지 올라 2005년 10월 이후 2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상렬·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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