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돌아온 '매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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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에이즈 보균자 매직 존슨의 컴백은 농구코트는 물론 코트 바깥사회에 짜릿한 매직(魔力)을 안기고 있다.선수로서 전성기였던 91년 그는 눈물을 머금고 코트를 떠났다.1년후 코트로 돌아왔으나 여타 선수들이 그와 함께 뛰기를 겁내 다시 은퇴했었다.
현재 그의 혈액속에 면역체계에 긴요한「T-헬퍼(T-helper)」세포는 입방㎜당 5백개로 알려져 있다.정상인은 8백~1천개다.2백개이하로 내려가면 에이즈를 앓는다.퇴치약인 AZT요법이후 그는 5백개선을 견지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 프로농구협회인 NBA도 선수들 계몽에 열심이었다.경기중몸 접촉으로 감염되지는 않는다.존슨이 게임도중 부상해 피를 흘리고,이것이 다른 선수의 상처부위에 닿을 경우 위험은 존재한다.NBA는 경기중 부상으로 피를 흘리는 선수는 즉각 퇴장시키도록 안전규칙을 강화했다.
존슨은 그동안 시범경기로 컴백의 열정을 불태워 왔다.코트 동료들의 경계심을 잠재웠고,에이즈관련 단체에서도 경각심과 투병(鬪病)의 살아있는 상징으로 그의 재기(再起)를 도왔다.컴백을 위한 사회적 컨센서스(합의)였다.
첫 컴백경기에서 그의 스피드는 예전같지 않았다.12㎏이상 불어난 체중때문이었다.그러나 공의 터치와 등뒤를 읽는 센스,왼손훅슛의 곡예는 「매직 쇼」였다.36세의 나이와 둔화된 스피드를게임의 뉴 이코노미(새 경제)로 극복하고 있다 .『팀이 이기도록 돕겠다』는 다짐부터가 그렇다.
마이클 조던에 이은 존슨의 복귀로 코트는 잃었던 거장(巨匠)들을 되찾았다.X세대스타들이 거액의 CM 등 돈에 팔려 게임에대한 존경심 등 프로정신을 결하고 있다는 지적도 따갑다.조던 역시 폭발력은 전같지 않지만 게임운영은 훨씬 성 숙되고 노련해졌다.둘은 코트의 살아 있는 사표(師表)다.
조던의 시카고 불스는 NBA 역사상 초유의 70승고지를 향해쾌속행군을 거듭중이다.존슨까지 돌아온 프로농구의 매직 쇼는 지금부터다.
시카고바닥에서 최대의 선물은 시카고 불스 경기 관람권이다.조던의 원정경기는 가는 곳마다 매진사례다.존슨이 맞불을 붙이고 있다.NBA의 빅 게임은 세계 20여개국 TV들이 다투어 중계한다.미국인들만의 쇼가 아니다.존슨의 복귀로 코트 는 그 매직을 되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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