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풍속>스웨덴의 바다 스케이트 행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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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달 28일 스톡홀롬에 사는 우리 가족은 모처럼 바다스케이트를 타러 스톡홀름 앞바다로 갔다.
이른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거울같이 반들반들한 빙판 위를 가족.친구.연인들이 삼삼오오 손을 잡고 수씩 쌓여있는 눈을 피해가며 먼 바다까지 수십㎞씩 스케이트를 지치고 있었다.
스웨덴의 겨울은 수씩 쌓이는 눈과,다른 계절에는 바다였던 거울 같은 빙판 위에서 스케이트를 지치는 원색의 남녀들로 항상 활기에 차있다.
이날도 발트해의 내해인 이 빙판바다에는 과거 첫 데이트를 바다스케이트장에서 가졌다는 퇴직의사 요한슨 부부를 비롯한 많은 중년 부부와 그들의 자녀들이 모여 열심히 스케이트를 지치고 있었다. 스웨덴 사람들은 겨울 기온이 영하10도 정도로 비교적 「따뜻한」 상태가 지속되면 모두 도시 주변의 천연 바다스케이트장으로 모여든다.
인위적으로 만든 스케이트장이 아니라 드넓은 바다 위가 바로 스케이트장이라서 이곳에서의 얼음지치기는 보통 매력적인 게 아니다. 겨울이면 얼어붙는 섬과 섬 사이를 쇠날을 박은 구두를 신고 건너다녔던 선조때부터 바다스케이트는 스웨덴 사람들의 생활체육으로 자리잡았고 역사도 1천년이 넘는다.
바다스케이트는 특별한 장비가 필요없고 또 특별히 힘이 세야 한다거나 순발력이 필요한 운동이 아니라 그냥 철새들처럼 얼음 위를 미끄러지는 운동이라 특히 중년 이상의 부부들이 좋아한다.
스톡홀름=서경애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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