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延大,현대 '정경호 묶기' 주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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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서장훈이 지난해초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후 많은 전문가들은 연세대의 센터 부재를 지적하며 「독수리 추락」을 예언했다.
그러나 연세대는 쉽게 무너지지 않고 95대학시즌에 고려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연세대에 대한 찬란한 오해중 하나는 「센터가 없는 단신팀」이라는 인식이다.
그러나 이같은 인식은 다분히 선입견이다.장신센터가 없으나 연세대는 결코 키작은 팀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연세대는 가드를 제외한 센터.포워드들의 평균신장이 193㎝를 상회하는 장신팀이다.
우지원 193㎝,김훈 192㎝,김택훈 195㎝,구본근 197㎝ 등 외곽농구를 주무기로 하는 팀으로서는 오히려 엄청나게 큰키로 볼수 있다.
키가 큰 팀의 외곽공격은 위력이 배가된다.
수비의 작전패턴도 다양하고 여기에 스피드까지 겸비돼 있어 어지간한 장신팀이 아니고는 쉽게 무너뜨리기 어렵다.
31일 현대전자의 기둥 정경호(25㎝)는 역시 위력적이었다.
그러나 현대는 정경호의 공격만으로는 연세대를 무너뜨릴 수 없었다. 후반10분쯤 기습적으로 2-3지역방어를 선택,정경호의 골밑 공격을 위축시킨 연세대의 선택은 탁월했다.
190㎝대의 연세대 센터.포워드에 에워싸인채 골밑에서 고립돼버린 정경호는 직접 바스켓을 공략하기 어려웠다.
정경호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외곽찬스를 살려주는 리턴패스 뿐이었다.
연세대는 「원하는 장소에서 싸워야 이길수있다」는 손무(孫武)의 가르침대로 가장 자신있는 외곽싸움으로 승부를 몰고가 현대에이길 수 있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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