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생각합니다>방학숙제 봉사활동 억지춘향式은 곤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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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중학생인 동생이 방학숙제로 봉사활동을 10시간 해야한다고 한다.중.고교 입시에 종합생활기록부가 반영되면서 의무적으로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그러나 동생을 보며 여러 문제점들이드러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먼저 봉사활동할 적당한 장소가 없다.경찰서에 가봐도 고개를 젓고 동네 쓰레기를 줍자니 이미 주워가버려 별로 없다.또 동생이 다니는 학원처럼 봉사활동겸 돈도 준다고 하더니 12시간 화장실청소만 시키고 확인만 해준 뒤 돈도 주지 않는 등 아이들의봉사활동을 악용하는 일부 어른들도 있다.
봉사란 마음에서 우러나 진심으로 하는 행동이다.그러나 오직 점수만을 위한 「봉사활동」은 행하는 사람이든,받는 사람이든 「다시는 봉사활동을 하고 싶지도 않다」「받기도 싫다」라는 무서운생각을 심을 수 있다.억지로 정착시키려기보다 사 회속에,아이들마음속에 자연스럽게 익숙해지도록 환경을 만들어주고 스스로에게 맡겨야 한다.
어른들은 알고 있을까.교육제도를 만드는 것은 어른들이지만 그제도를 피부로 느껴야 하는 것은 바로 우리들이라는 걸.
박신연 〈학생.서울구로구고척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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