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국영기업 민영화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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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월스트리트 저널=본사특약]올해 서유럽 각국의 국영기업 민영화규모는 5백70억달러(약 44조6천억원)에 달해 사상최고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의 투자전문 JP 모건은행은 29일 연구보고서를 통해 올해 서유럽의 국영기업주식 매각 등 민영화 총규모는 95년도(2백40억달러)의 두 배가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이는 올해 전세계 민영화규모의 65~70%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서유럽의 국영기업 민영화가 크게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이 보고서는 지난해 계획됐으나 실제 민영화가 추진되지 않은 것들이 올해 대거 민영화될 예정인데다 독일.프랑스.이탈리아를 비롯한 서유럽 정부가 작은 정부를 지향하면서 민영화 에 적극 나서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서유럽 최대의 민영화사업은 독일 전기통신회사인 도이체 텔레콤 주식의 매각으로 1백억달러에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이탈리아 국영 전기통신회사인 스테트가 60억달러에 상당하는 주식을 매각키로 하는 등 지난해 전체민영화의 4분의 1을 차지한 전기통신분야와 에너지분야의 민영화가 대종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국유자산 민영화의 선구자격인 영국의 경우 올해 영국철도(BR)의 선로소유회사를 비롯해 앞으로 1~2개 회사를 더 민영화하게 되면 매각대상이 거의 없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유럽의 민영화규모는 올해를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97년 4백억달러,99년에는 2백억달러를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지난해 멕시코 페소화위기로 침체됐던 중남미의 민영화는 올해 브라질과 페루를 중심으로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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